국가별 조식의 세계

콜렉션 전체보기 >
칼럼

호텔 조식

아침을 깨우는 맛
국가별 조식

히스토리를 알고 즐기면 더욱 흥미롭다. 각국의 대표 스타일이 된 조식의 세계

숙박업계에서 흔히 쓰는 ‘비앤비’라는 말이 ‘Bed & Breakfast’에서 나왔다는 것은 잘 알려진 바, 그만큼 숙박 시설을 고르는데 중요한 포인트를 꼽자면 수면과 아침 식사라 할 수 있다. 다양한 나라를 여행하다 보면 국가별로, 또 투숙하는 호텔별로 서로 다른 조식 메뉴를 경험하곤 한다. 가짓수에 따라, 혹은 나라별 음식 문화에 따라 갈래를 나눠보니 서로 다른 조식 스타일을 만나게 된다. 요즘 호텔에서는 대부분 혼재되어 다양하고 푸짐하게 차려진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먹고 싶은 걸 먹는 것이니까. 재미 삼아 살펴보는 각국의 조식 유형이 여기 있다.

EUROPE

Continental Breakfast

크루아상에 커피 한 잔
콘티넨탈 브렉퍼스트

흔히 유럽식 조식을 의미하는 콘티넨탈 브렉퍼스트는 빵이나 시리얼에 우유, 주스, 커피 정도를 갖춘 매우 간단한 조합이다. 탄수화물이 주를 이루고 따뜻하게 조리하는 메뉴가 특별히 없는 것이 특징. 밥심이 중요한 한국인의 입맛에는 다소 부족한 느낌이 들 수도 있다. 과거 유럽인들이 새로운 대륙인 미국으로 여행을 많이 가던 시절, 유럽인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시작됐다고 한다. 때문에 이름도 유럽 대륙을 의미하는 ‘콘티넨탈’로 부르게 됐다고. 한 끼 식사를 두 시간에 걸쳐서 하는 프랑스나, 느리게 하루를 시작하고 뜨거운 오후 시간에 필수적으로 시에스타를 갖는 스페인 등 여유가 넘치는 서부 및 남부 유럽. 이곳의 라이프스타일은 느지막이 하루를 시작하고 아침보다는 점심을, 점심보다는 저녁 식사를 풍요롭게 즐기는 편이다. 자연스레 아침 식사는 빵에 커피를 곁들이는 정도로 가벼운 구성이 됐다. 이때 빵은 토스트를 해먹는 식빵 류보다 크루아상 혹은 페이스트리 류를 주로 즐기는 것도 특징적이다. 워낙 심플한 구성에 카페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디저트 형태라 가짓수 정도에 따라 카페 심플(Café simple), 카페 컴플리트(Café Complete)라고 표현하기도. 주머니가 가벼운 배낭여행자들이 많은 호스텔이나 유럽의 지방 도시의 작은 호텔들에서는 여전히 이런 형태의 간단한 조식을 제공하는 편이다.

U.S.A.

American Breakfast

팬케이크의 달콤한 유혹
아메리칸 브렉퍼스트

아침부터 빵을 먹는 게 유럽식과 비슷해 보이지만 미국식은 좀 더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구성을 갖췄다. 중세 시절 유럽의 귀족들은 서두를 것 없이 늦은 아침 혹은 이른 점심을 즐긴 데 반해 미국은 많은 이주민들을 중심으로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히 하루를 시작하는 문화였다. 때문에 하루의 시작인 아침 식사를 든든히 하는 편이었다고. 아메리칸 스타일이라고 하면 대표적으로 버터 향 가득한 팬케이크나 와플을 떠올릴 수 있다. 여기에 삶은 달걀, 스크램블, 오믈렛 등 타입별로 즐기는 달걀 요리와 두껍게 썬 베이컨, 그리고 간단한 과일까지 추가해서 먹는다. 데울 필요 없는 메뉴 중심의 콘티넨탈과 달리 따뜻한 음식이 있다는 것, 단백질이 추가된 것과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기름진 메뉴가 있다는 게 특징이다. 시리얼도 빼놓을 수 없는데 우리가 흔히 먹는 플레이크류 외에도 죽처럼 걸쭉한 뮤즐리로 많이 즐긴다. 팬케이크, 에그 베네딕트 등 요즘 레스토랑에서 흔히 즐기는 브런치 메뉴는 거의 아메리칸 스타일에 가까운 듯하다.

U.K.

English Breakfast

푸짐하고 콧대 높은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같은 유럽이지만 영국은 섬나라다. 다른 유럽 국가들이 모여있는 본토(Continental)와 여러 면에서 문화적 차이가 있는데, 조식 역시 마찬가지다. 콘티넨탈 브렉퍼스트와 차이를 두기 위해 잉글리시 브렉퍼스트라는 별도의 이름을 붙일 정도다. 빵, 달걀 프라이, 베이컨, 소시지에 감자 요리(주로 해시 브라운), 베이크드 빈스, 블랙 푸딩이 주요 메뉴다. 이때 베이크드 빈스는 부대찌개에 흔히 볼 수 있는 통조림 콩이고 블랙 푸딩은 일명 영국식 순대로 돼지 피를 활용해 만든 소시지 형태의 음식이다. 이 식단은 영국을 비롯해 인접한 아일랜드나 영국의 영향을 받은 호주, 홍콩 등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꽤 푸짐한 덕분에 ‘Full Breakfast’라고 부르기도 한다. 19세기 영국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하루 종일 일을 하기 위해서 아침부터 푸짐하고도 영양가 있는 식단을 챙겨 먹기 시작한 것이 기원이라고. 경우에 따라 익힌 채소나 생선요리, 치즈, 샌드위치 등 더 푸짐하게 차려먹기도 한다. 베이컨에서도 차이점을 보이는데 미국 스타일의 두툼한 베이컨이 아닌 튀긴 듯 바싹 익힌 형태로 즐긴다. 해외 호텔에서 흔히 봤던 바삭하고 얇은 베이컨은 잘못 구운 게 아닌 이들만의 조리 스타일이다. 기름기 많은 음식이다 보니 마지막에는 얼그레이 티 같은 홍차를 곁들여 먹으며 입가심을 한다. 전통 있게 지켜온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티는 영국 고유의 문화로 자리매김했다. 영국 작가 서머셋 몸은 “영국에서 맛있는 식사를 즐기려면 세 끼를 모두 아침 식사로 해야 한다”라는 자조 섞인 말을 한 바 있다. 그만큼 잉글리시 브렉퍼스트는 영국을 대표하는 음식이자, 특색 없기로 유명한 영국 음식 중에서도 나름의 맛을 자랑하는 식단이라 할 수 있다.

JAPAN

Japanese Breakfast

눈이 즐거운 정갈한 한 상
일본 료칸의 조식

일본의 호텔이나 료칸을 경험해본 적이 있다면 일본식 조식도 이미 맛보았을 것이다. 우리나라 비행기, 혹은 호텔에서 비빔밥, 불고기, 미역국 정식 등으로 한국 스타일을 꼭 보여주듯 일본도 일본만의 식문화를 호텔 조식에 녹여내고 있다. 고슬고슬한 쌀밥, 일본식 된장국, 부드러운 계란말이에 생선구이, 튀김, 매실 장아찌인 우메보시 등이 정갈하게 한 상으로 차려진 형태다. 특히 일본의 고급 숙소인 료칸에서는 저녁은 코스로 즐기는 카이세키로, 조식은 상자에 오밀조밀하게 밥과 반찬이 담긴 채 객실로 배달되는 도시락으로 즐길 수 있다. 현대화된 호텔에서는 빵과 시리얼, 과일 등 일반적인 아메리카 스타일의 뷔페와 함께 일본식 밥과 반찬들을 두루 차려두기도 하고, 미국식 혹은 일본식 중 선택해서 먹기도 한다.

조식이 있는 즐거움

더 많은 호텔 보러가기 >

전체 보기

다른 매거진